국제금융센터 “유럽위기 끝나도 아시아권은 안심 못한다”

입력 2012-01-10 18:57

글로벌 재정위기의 여파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재정위기의 진원지였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해결되더라도 아시아권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0일 내놓은 ‘글로벌 재정위기 관련 금융시장 동향 및 해외시각’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그 이유로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큰 중국을 필두로 인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개별 리스크가 작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선 중국에 대해 주택가격의 하락, 즉 보유자산 가치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역자산효과 탓에 성장률이 1∼1.5% 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정부 채무 규모를 웃도는 지방정부 채무의 20%가 부실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내수 악화가 우려된다.

인도는 중앙정부 부채가 뇌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목표치인 4.6%를 넘어 5.5%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루피화 약세로 외화채무 상황에 애로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외국인 부동산 매입을 억제한 홍콩과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부동산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말레이시아는 조기총선 이후 구조조정 작업의 지연 가능성이, 인도네시아는 경기과열 조짐 등이 위험요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유로존의 위기는 원인이 분명해 그에 상응한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권의 리스크는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아 역내 경제에 크나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손영환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연구원은 “아시아는 문제가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고 국가별 상황이 달라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IB) 등도 유럽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아시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에서 세계 경기 둔화 탓에 수면 아래 있던 고물가와 부동산 거품 붕괴 등 내부 위험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한국의 수출 둔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