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건축, 전시장 바깥에서 만나다…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아트폴리-큐브릭’
입력 2012-01-10 18:19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서울대공원 광장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하얗고 거대한 정사각형 구조물이 들어서 있다. 주위에는 마치 이 구조물에서 떨어져 나간 듯 보이는 작은 블록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지나는 사람들이 만져보기도 하고 들여다보기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6월까지 서울대공원 광장에서 진행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폴리(Art Folly)-큐브릭’에 설치된 작품이다. 고려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건축디자인 대학원을 나온 건축가 김찬중(43·경희대 건축대학원 초빙교수)이 ‘전시장 밖 미술과 건축의 만남’을 주제로 작업했다.
정사각형을 뜻하는 ‘큐브(cube)’와 벽돌을 의미하는 ‘브릭(brick)’을 합성한 ‘큐브릭(Cubrick)’이라는 이름의 공공미술 작품은 가로, 세로, 높이 모두 1m인 하얀색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42개를 쌓아올려 만들었다. 이 구조물에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어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하늘과 나무 등 주변의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조물 안쪽 바닥에 설치된 LED(발광 다이오드)는 미술관 전시와 문화행사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으로 ‘미술관 밖 미술관’의 역할을 담당한다. 관람객들은 구조물 바닥에 올라서거나, 큐브 틈새의 둥근 창으로 보이는 움직이는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작가는 “사람들은 구멍이 있으면 들여다보게 된다. 작은 창이나 틈을 통해 하늘이나 나무 등을 볼 때는 그냥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모습을 이 구조물을 통해 새롭게 발견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물원 옆 미술관’이라는 컨셉트로 이번 전시를 마련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올여름 야외 조각공원에서 두 번째 ‘아트폴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건축아카이브 프로젝트와 2013년 개최될 한국현대건축전 등을 연계시켜 건축이 지닌 예술성을 대중에 전달한다는 취지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