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아이 다른 입맛 한꺼번에 사로잡아 볼까… 요리연구가 양정수씨가 추천하는 찌개
입력 2012-01-10 17:37
방학 하면서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집에서 먹는 아이들. 학교 다닐 때는 아침은 후다닥 대충 먹고, 점심은 학교에서 급식을 먹어 집에선 저녁 한 끼만 먹었다. 그래서 엄마들은 ‘방학만 되면 제대로 챙겨 먹여 키가 쑥쑥 자라게 해야지’ 마음먹었지만 방학한 지 열흘이 채 안돼 한숨이다.
국이든 찌개든 국물이 있어야 밥을 먹는 ‘토종’ 남편과 햄 스파게티 등 양식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 그 틈바구니에서 아침저녁마다 어른상, 아이상을 따로 차리는 일이 다반사이니 그럴 만도 하다.
요리연구가 양정수씨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쉬운 국·찌개’ ‘후다닥 오븐요리’ 등 요리책도 여러 권 펴낸 전문가지만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 수민이와 남편의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단다.
“요즘처럼 추울 때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찌개가 딱 좋죠. 두 사람이 같이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 찌개를 끓였더니 사이좋게 먹더라고요.”
양씨가 요즘 상에 내놓는 찌개는 카레불고기찌개와 닭다리고구마찌개. 카레불고기찌개는 뚝배기불고기를 즐기는 남편이 “요리전문가이니 좀 특별한 맛을 내보라”고 해서 몸에 좋은 카레를 넣어 만들어봤단다. 그랬더니 카레맛에 끌려 수민이도 잘 먹는다고. 카레의 강황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해 세포 손상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암과 아토피 예방에도 좋다. 건강에도 도움되고 두 사람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 일석이조.
닭다리고구마찌개는 달큼해서 수민이는 좋아하는데, 남편은 뜨악해 하는 눈치. 그래서 수민이 것을 덜어낸 다음 청양고추 1개를 송송 썰어 넣어 한소끔 더 끓여 내니 남편도 OK. 좀 손이 가긴 하지만 별도의 요리를 만드는 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다.
요리전문가가 가족사랑으로 만들어낸 찌개를 끓여 오늘 저녁 식탁에 올려보자.
카레불고기찌개
<재료> 쇠고기(불고기감) 200g, 죽순(통조림) 1개, 당근·양파 ⅔개씩, 청양고추 1개, 굵은 파 ½대, 다시마국물 1½컵, 카레가루 1½큰술, 식용유 조금, 고기양념(간장 2큰술, 소주·설탕·다진 파 1큰술씩, 맛술 1작은술, 다진 마늘 2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다시마국물(물 6컵, 다시마 5×5㎝ 1장), 국물양념(국간장 ½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만들기> ①냄비에 다시마국물 재료를 모두 넣고 10분 정도 끓인 다음 다시마를 건져낸다. ②당근은 채 썰고, 파는 어슷하게 썬다. 양파는 굵게 채 썰고, 청양고추는 송송 썬다. ③쇠고기는 불고기감으로 준비해 키친타월로 눌러 핏물을 뺀 뒤 고기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 넣고 양파와 청양고추도 같이 넣어 재운다. ④다시마국물에 국물양념 재료를 넣어 간을 한다. ⑤죽순은 빗살 사이의 석회질을 젓가락으로 뺀 뒤 무늬를 살려 세로로 얇게 썰어 데친다. ⑥달군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념한 불고기를 넣어 80% 정도 익을 때까지 볶는다. ⑦볶은 불고기에 ④의 국물을 붓고 카레가루를 푼 다음 죽순 당근 파를 얹어 5분간 더 끓여 낸다.
닭다리고구마찌개
<재료> 닭다리 6개, 고구마 1개, 풋고추 2개, 떡볶이 떡 10개, 양파·생강 ½개씩, 마늘 5쪽, 굵은 파 ½대, 물 4컵, 닭다리양념(맛술·식용유·설탕·소금 1큰술씩, 후춧가루 조금), 찌개양념(간장·다진파 3큰술씩, 올리고당·고추기름·설탕 1큰술씩, 다진 마늘 2큰술, 소금 조금), 청양고추 1개
<만들기> ①닭다리는 포크로 몇 군데 살을 찌른 다음 고루 섞은 닭다리양념에 넣고 재운다. ②떡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③고구마는 1.5㎝ 두께로 자르고 양파는 1㎝ 굵기로 채 썬다. 마늘과 생강은 편으로 썰고, 풋고추와 파는 어슷하게 썬다. ④찌개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둔다. ⑤냄비에 양파, 마늘, 생강, 풋고추 1개분, 파를 깔고 닭다리를 얹은 뒤 물과 찌개양념의 반을 얹어 10분간 끓인다. ⑥고구마와 떡, 나머지 양념을 얹어 10분간 더 끓이고 남은 풋고추를 올려 아이 것을 덜어 낸 다음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한소끔 더 끓여 어른 상에 낸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