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아들, 간암 아버지 간 이식으로 살렸다… 수술 위해 고교까지 중퇴
입력 2012-01-09 21:53
고교생 아들이 간암을 앓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면서까지 자신의 간을 이식해줘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창원시에 따르면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사는 차준혁(16)군은 지난 6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10시간에 걸쳐 자신의 간 절반 이상을 아버지 상환(43)씨에게 떼 주는 수술을 받았다.
만성간염을 앓던 상환씨는 1998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으나, 이듬해 아내가 가출하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이후 13년간 차군 등 아들 형제를 혼자 키우면서 병세가 점점 악화돼 2009년 간암 판정을 받았다. “간이식만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차군은 지난해 7월 자신의 간을 떼 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차군은 의료법상 장기이식이 가능한 만 16세가 되지 않아 간이식 승인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11월말 생일이 지나면서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
차군은 지난해 여름 수술을 위해 다니던 학교를 중퇴했다.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어려운 사연을 호소, 수술비 일부를 지원받아 수술이 이뤄질 수 있었다. 차군은 “어릴 때부터 혼자 저를 키우신 아버지를 병으로 잃고 싶지 않았다”며 “어려운 결심이었지만 아버지를 살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군은 수술 이후 더 큰 어려움에 처했다. 월세를 내는 방 한 칸짜리 고모집에서 정부의 생계비 지원으로 간신히 생활하는 처지인데, 수술 이후 필요한 항암치료비 7000만원과 생활비 등을 마련할 길이 없어서다.
창원시는 공무원들에게 차군 돕기 모금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한편, 시 주민생활과 희망드림콜센터(055-225-3333)를 통한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창원=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