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파이 베이비’ 예고… 美 시위현장서 최소 12쌍 탄생
입력 2012-01-10 00:37
투쟁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났다.
미국 워싱턴DC에서 계속되고 있는 점령(Occupy) 시위 현장에서 연인들이 속속 태어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이곳에선 백악관 인근 공원 2곳에서 수십 명이 텐트를 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3개월 동안의 캠프 생활 끝에 최소 12쌍 정도의 커플이 탄생했고, 이 중 한 쌍은 약혼까지 했다.
마이클 패터슨(21)은 지난가을부터 사랑에 빠졌다며 “사랑 없이는 혁명을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각 40대, 50대로 멀리 버몬트주와 앨라배마주에서 온 두 남녀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토론을 하며 알게 됐다가 월가 시위에 동참하자고 의견을 모아 이곳으로 와서 연인이 된 사이다. 이들은 결혼반지도 없고 살 집도 없지만 행복해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공원에 상주하는 의료봉사단은 정기적으로 콘돔을 나눠주기까지 한다. 무료로 임신 테스트도 병행한다. 최소 한 쌍이 임신했다는 소문도 돌아 이르면 오는 6월 ‘아큐 베이비(Occubaby)’까지 예고된 상태.
두 공원은 국립공원 관리구역으로 성행위가 허용되진 않지만 공원관리자들은 사적인 영역까지 이래라 저래라 제어할 입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