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혼자 해라”-“곧 법안 상정”… 英·佛, 토빈세 기싸움 가열
입력 2012-01-09 19:00
‘토빈세(금융거래세)’ 도입을 놓고 영국과 프랑스 간 기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8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자기 나라에 거래세를 도입하려 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세계의 나머지(국가들)에서 동시에 (거래세 도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세 도입에 부정적이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하루 전인 7일 유럽권 전체에 거래세를 도입하기 위해 다른 일부 국가들의 동의를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 부담이 강화되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금융거래세 도입을 본격화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자국 금융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 때문에 금융거래세에 회의적이다. 유럽연합(EU)의 행정기구인 집행위원회는 8일 27개 EU 회원국 전체의 동의 대신 9개국의 동의만으로도 시행 가능한 ‘협력 제고(enhanced cooperation)’ 조항을 활용해 이 문제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완화 대책을 논의하면서 거래세 문제도 의제로 삼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독일은 거래세 도입 문제와 관련해 27개 EU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쪽이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유로 위기 해결을 채무 감축만이 아닌 성장과 특히 젊은 층 실업 감소에도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