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대세론에 ‘反롬니 단일화’ 조짐

입력 2012-01-09 22:07

당내 경선 초반전을 치르고 있는 미국 공화당 내에서 미묘한 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내에서 보다 보수적인 세력들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심에는 기독교 복음주의 인사들이 중심이 된 ‘사회적 보수주의’ 그룹이 있다. 사회적 보수주의 그룹은 공화당 내에서도 각종 국내외 현안들에 대해 강경한 보수적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다.

이들은 정치적으로 중도적 성향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강력히 반대한다. 그런데 그가 지난 주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등을 하는 등 초반 대세론을 굳혀가자 뭉치기 시작했다.

사회적 보수주의 그룹들의 시선은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으로 모아진다. 샌토럼은 보수적 성향의 강도를 판단하는데 리트머스 시험지라 할 수 있는 낙태나 동성애 문제에 있어 아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결과로 일어난 임신에 대해서도 낙태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샌토럼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롬니에게 불과 8표 차이로 져 정치적으로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수주의 단체인 ‘미국의 가치(American Value)’의 게리 바우어 총재는 13∼14일 텍사스에서 공화당내 보수파 지도자들이 모여 후보 단일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8일(현지시간) “당내 보수 세력들이 샌토럼을 중심으로 뭉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동료들에게 샌토럼 전 의원이 올바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릴 것”이라는 바우어의 언급을 전했다.

다만 후보 단일화 난관은 적지 않다. 우선 사회적 보수주의 내에서도 역시 보수 색채가 강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지지하는 그룹이 있다. 말실수가 잦은 페리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지만, 행정경험 등 경륜에서 샌토럼보다 낫다고 보는 것이다. 페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5위를 했다.

롬니 대세론이 더욱 확산될 경우 사회적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는 위축될 수도 있다. 이들은 2008년 경선 때 목사 출신 극우 보수주의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단일후보로 추진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 결국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후보를 차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