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미 베네수엘라 고위 외교관 추방령에… 이란, 스파이혐의 미국인에 사형 선고
입력 2012-01-09 18:59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싼 미국과 주변국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팽팽한 대치에 안보 위협을 느낀 이스라엘이 기존 입장을 번복해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란의 사이버 공격 음모 연루 의혹이 있는 베네수엘라 외교관에 추방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이란은 미국에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전직 미 해병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용인하지 않겠다”며 군사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스라엘, 올해 국방비 6% 증액=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올해 이스라엘 국방비를 약 6%인 7억 달러(약 8100억원)를 증액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경제개혁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군사비를 감축하겠다고 지난해 밝힌 입장에서 돌아선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도전과 위협을 감안할 때 국방비 감축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물가고와 소득불균형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의 불만이 고조됨에 따라 국방비를 감축하기로 했었다.
◇미국, 외교관 추방 vs 이란, 사형 선고=미국이 8일 주미 베네수엘라 고위 외교관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 23조 규정에 따라 베네수엘라의 마이애미 주재 총영사 리비아 아코스타 노구에라를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며 10일까지 미국을 떠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노구에라 총영사는 미국 내 중요 시설에 대한 이란의 사이버 공격 음모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외교관이다.
이란도 미국이 파견한 스파이들을 체포했다고 맞섰다. 헤이다르 모스레히 이란 정보장관은 같은 날 “미국이 3월에 치러질 이란 총선을 방해하기 위해 파견한 스파이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파르스 통신은 이란 법원이 미국 CIA에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28)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 해병출신이다.
◇미국, 이란에 군사적 대응 가능성 경고=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8일 CBS방송에 출연,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우리에게는 또 다른 ‘레드 라인(금지선)’으로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