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글로벌 M&A 시장 큰손으로
입력 2012-01-09 19:05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9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M&A 금액은 112억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9억 달러로 급감했다가 2010년 119억 달러로 회복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석유공사가 미국 석유회사 아나다코의 셰일오일 생산 광구 지분을 인수했고,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사모펀드는 세계적인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제조사인 아큐시네트를 손에 넣었다. 포스코는 동남아 최대 냉연사인 태국의 타이녹스를 인수했다.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조사에서도 국내기업의 외국기업 순 M&A 매수 규모(거래대금 기준)는 2005년 1억9000만 달러에서 2010년 99억 달러를 넘어섰다. 5년간 무려 51배로 급증한 것이다.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39억 달러로 급감했던 M&A 규모는 2009년 70억 달러로 회복했고 2010년에는 전년보다 42.6% 증가해 99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10위이고,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7위다.
우리나라 순 M&A규모는 2010년 이미 프랑스(72억 달러), 독일(71억 달러)을 제쳤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은 각각 53억 달러와 89억 달러의 순매도를 보였다. 영국도 41억 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글로벌 M&A 시장에서 유럽의 퇴조가 뚜렷해진 반면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일본과 중국이 각각 310억 달러, 292억 달러의 매수를 기록했고, 인도 역시 264억 달러 규모로 외국기업을 사들였다.
박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