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공채 늘리고 50∼60대 많이 뽑고… 대기업 채용 문화가 달라졌다
입력 2012-01-09 21:33
대기업 채용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시니어 채용이나 정년연장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고졸자 채용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이 시니어 인력 채용을 늘리는 것은 숙련된 인력을 계속 활용해 재교육 비용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고용이 보장되면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져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초부터 만 56∼60세 ‘시니어 사원’ 1000명을 공개 채용한다고 9일 밝혔다. 채용은 점포별로 연간 수시모집을 통해 이뤄지며 근무시간은 하루 6시간 이하로 제한된다.
이들은 매장 계산업무나 온라인피커(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매장에서 골라 배송처로 옮겨주는 사람) 역할을 맡게 된다. 61세 이후에는 단순 고객응대나 사무실 보조업무 등을 지원하는 실버사원으로 전환돼 70세까지 일할 수 있게 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특성상 중·장년층 일자리 수요는 많은데 주부사원들을 뽑기가 만만치 않다”며 “고령자들은 일자리를 원하고 회사로서도 수요가 맞아떨어져 대규모 채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LH는 올해 만 60세 이상 시니어 사원 2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6개월씩 전국 560개 단지 43만 가구의 임대아파트에 배치해 하자보수 접수 및 단지 내 시설물 안전·순회 점검, 취약세대 지원 등 부족한 임대사업 인력 지원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LH는 2010년부터 시니어 사원을 채용해 왔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실버 주유원 1000명과 고객자문단 200명을 만 60세 이상에서 채용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정년을 만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한 바 있다. 일정 연령 이후 임금을 줄이는 대신 고용을 연장하는 임금피크제도 확산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부터 정년을 2년 연장해 만 60세로 올리는 대신 늘어난 기간에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포스코도 정년을 만 56세에서 58세로 연장한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전력 등도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이다.
고졸 채용도 확산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는 3월 고졸 공채 500명,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 700명 등 모두 1200명의 고졸 신입사원을 뽑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고졸 채용을 늘려가겠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앞으로 우수한 고교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채용 전제형 인턴사원 선발에 중점을 둬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실질적 관리를 할 계획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대졸 신입사원과 같은 직급으로 승격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입사 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근무평가 우수자에 대한 특별승격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금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은 “앞으로 고졸 채용을 확대해 학력, 성별, 지역의 차별 없이 능력 있는 인재가 채용되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졸 사무기술직 104명을 채용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8년 만에 고졸 이상 공채를 재개해 고졸 및 초대졸자 550명을 뽑았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