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2)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입력 2012-01-09 18:26
10대 암 중 9대 암 수술실적 1위… 환자 만족도 98%
대장암 수술 1만9000례 돌파, 간암 수술 5000례 돌파, 유방암 수술 1만5000례 돌파, 식도암 수술 1000례 돌파, 혈액 암 환자 연간 500명 치료, 뇌종양 수술 연간 1000례 이상….
서울아산병원 암센터가 9일 현재까지 이룬 각종 암 환자 수술 및 치료 실적이다. 단일 의료기관이 이 정도의 실적을 쌓은 예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에 대한 국내 암 환자들의 믿음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치명적인 암에 걸렸을 때 살기 위해 ‘가장 좋은 병원’을 찾고 싶은 것은 모든 이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10대 암 중 9대 암 수술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덕분에 이 병원에서 수술 및 치료를 받은 암 환자들의 만족도는 무려 98% 수준에 이른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이영주 소장은 자체 조사결과 암 진단 후 ‘통합진료’를 받은 암 환자들의 97.6%, 일반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91.8%가 각 의료서비스 수준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사 4∼6명이 한 명의 암 환자를 동시 진료=그동안 국내 암 환자 진료는 내과에서 암 진단을 한 뒤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 외과적 수술 중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 치료방식이 결정되면 해당 진료과목에서 먼저 단독 치료하는 순서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로 인해 환자와 그 가족들은 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따른 고민은 물론 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이 문제를 통합진료란 새로운 형식의 협진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일거에 해결,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합진료란 서울아산병원 암센터가 2006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한 명의 암 환자를 두고 4∼6개 진료과목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진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의 경우 호흡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흉부외과 등의 관련 의사 4명이 함께 진료하는 식이다.
이 병원 암센터가 운영하는 ‘암 환자 전문 긴급진료’ 제도도 다급한 암 환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퇴원 후 집에서 치료 중이거나 경과를 관찰 중인 암 환자들에게 무슨 문제가 다시 발생한 경우 복잡한 응급실 대신 곧바로 ‘암 환자 전문 긴급진료실’을 이용케 함으로써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이고,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소장은 “암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도 자신의 병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 못지않게 암 환자 자신의 삶의 질 관리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암 관련 통합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암 환자들에게 제공,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암 환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임상간호사로부터 자신의 궁금증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인 정서에 맞으면서 암 환자의 통증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되고 있다. 암 환자와 가족을 위해 함께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웃음 효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사랑의 웃음치료’, 치료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신나는 노래교실’ 등이 바로 그것.
이곳 암센터는 이밖에도 명상과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육체적 이완과 심리적 고통을 해소하는 ‘명상요법’, 암 치료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증상에 도움을 주는 ‘발 반사 마사지’ 프로그램을 운영,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전자 정보 활용한 개인별 맞춤치료 도입=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암 연구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 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온코맵(Oncomap)’ 기술 개발이다.
온코맵은 간단한 혈액검사나 조직검사만으로 암 유전자를 파악, 표적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미리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확립되면 암과 관련된 유전자의 특정 돌연변이를 확인, 그 암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항암제를 선택해 표적 치료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1회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경제적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는 곧 치료율 향상으로 이어지게 마련. 서울아산병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 ‘아산-다나파버 암 유전체 연구센터’를 설립, 운영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과 폐암, 유방암 치료를 위한 표적 항암제와 이를 암 조직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매개체도 개발하고 있다. 암 유전체 연구는 발암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 맞춤의료 실현에 꼭 필요한 분야다.
이 소장은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아산-다나파버 암 유전체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개인 맞춤의학이라는 암 정복에 이어 암 예방에 도전하는 세계적인 암 센터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주 소장은
△1953년생(서울) △미국 피츠버그 의대 연수(1991년) △미네소타 의대 연수(1992년) △울산대 의대 외과 교수 겸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현재) △간·담도암 수술 전문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