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백악관의 숨은 실세·영리한 정치 플레이어… 남편 제대로 보좌 못하는 비서진과 충돌도 불사”

입력 2012-01-08 19:48

NYT 기자, 자신의 책에서 언급

‘주요 국정 의제와 정치에 대한 확고한 의견이 있는 백악관의 숨은 실세, 참신하고 혁신적인 정치가로서의 남편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는 비서진과 충돌도 불사하는 여인.’

미 백악관’을 취재해 온 조디 캔터(37·여) 뉴욕타임스 기자가 묘사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의 이면이다.

캔터 기자는 10일(현지시간) 출간되는 책 ‘오바마가(家)(The Obamas)’에서 ‘오바마 시대 백악관’의 모습을 담았다.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이 국정 운영과 관련해 대통령 보좌진과 대립각을 세우는 미셸 여사의 모습이다. 특히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사임한 주요 이유도 미셸 여사와의 갈등인 것으로 설명돼 있다.

그는 책에서 미셸 여사를 “노련한 동기부여자이자 매력적인 사람”, “점점 더 영리해지는 정치 플레이어”라고 표현했다.

캔터는 미셸 여사가 때때로 오바마 대통령으로 하여금 건강보험개혁이나 이민정책개혁과 같은 어려운 정치적 사안들을 추진하도록 밀어붙였고, 그 과정에서 정부가 야당인 공화당과 타협하는 문제에 대해 남편의 보좌관들과 이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미셸 여사가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로버트 기브스 전 대변인이 지지한 정치전략들에 반대의견을 내며 대립했고, 그녀가 “너무 배타적이고 충분히 전략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참모들을 교체하라고 대통령을 다그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지난해 초 미셸은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건강보험개혁법과 관련해 정부가 공화당의 요구를 너무 많이 수용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미셸이 “오바마에 대한 자신의 비전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에 괴로워했으며 공화당과의 타협으로 남편의 이미지가 그저 평범한 정치인으로 전락하는 데 좌절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그러나 이 책을 “낡은 이야기들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