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1주기 맞아 추모열기… 전집 결정판 총 22권 출간·연극배우 낭독공연 등 준비

입력 2012-01-08 19:49


오는 22일 소설가 박완서(사진)씨의 1주기를 앞두고 시대의 아픔을 모성으로 품어낸 고인의 삶과 문학적 향기를 이어가려는 추모 움직임이 눈에 띈다.

우선 고인의 큰딸인 수필가 호원숙(58)씨와 유족, 지인들은 고인이 살던 경기도 구리시 아치울 마을 자택에서 21일 추모 미사를 갖는다. 그래서 요즘 호씨는 1주기에 맞춰 나올 어머니 박완서 전집을 최종 마무리하는 게 일이다. 아치울 마을을 찾는 문학동호인들을 맞이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호씨는 어머니 작고 이후 지난해 4월 펴낸 수필집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에서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이틀 전에도 떨리는 글씨로 매사에 감사하다는 일기를 써 놓았다”며 “고독한 창작의 길을 걸었던 어머니를 보면서 연민을 느낀 적이 있다”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았다. 22일에는 고인이 남편과 아들 곁에 잠든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30일 오전에는 구리시청 강당에서 작가의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를 재해석한 연극배우들의 낭독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에서는 작가의 생전 자취를 볼 수 있는 영상물도 상영된다.

책 출간도 이어진다. 이미 ‘박완서 소설전집’을 펴낸 바 있는 세계사는 기존 전집에 장편 ‘아주 오래된 농담’과 ‘그 남자네 집’을 추가한 전집 결정판을 총 22권으로 출간한다. 고인이 생전에 직접 편집 작업에 참여한 전집은 25일쯤 나올 예정이다. 문학동네는 박완서의 최근 단편들을 묶은 작품집을 내놓는다. 책으로 묶이지 않은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등 세 편의 단편과 함께 평론가 김윤식, 소설가 신경숙 김애란이 고른 고인의 다른 단편 세 편이 함께 묶인다. 열화당은 고인의 등단작인 ‘나목’을 특별판으로 출간한다.

작가 자신이 겪은 삶과 현대사를 육성으로 듣는 구술서도 나온다. 국립예술자료원의 구술총서 시리즈 ‘예술인·生’(수류산방)의 하나로 출간되는 책엔 고인이 2008년, 다섯 차례에 걸쳐 직접 구술한 내용을 원문 그대로 싣는다. 작가가 세상을 뜬 이후엔 호씨가 참여해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전한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