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 한국인”… 중국인, 日 대사관에 화염병 투척

입력 2012-01-08 19:02

자신의 외할머니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한국인이라고 주장한 중국인이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투척했다. 이 중국인은 지난달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 문에 불을 질렀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8일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화염병 사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인 류모(38)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류씨는 오전 8시18분 일본대사관 길 건너 ‘일본인 위안부 평화비’ 옆에서 소주병으로 만든 화염병 11개 중 4개를 일본대사관에 던지다가 경찰 기동대원에게 붙잡혔다. 화염병 4개 중 2개는 일본대사관 담을 넘어갔으나 불은 나지 않았다. 나머지 2개로 담벼락 일부가 불에 그슬렸다. 류씨는 ‘사죄(謝罪)’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중국 광저우 출신 한족인 류씨는 관광비자로 지난달 26일 일본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다. 류씨는 경찰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 한국인”이라며 “노다 요시히코 일본총리가 위안부 문제 논의 자체를 거부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류씨는 지난달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 문에 화재가 발행했고, 한 중국인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내가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주한 일본대사관 화염병 투척사실을 긴급기사로 보도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교도통신은 중국인 남성이 화염병 4개를 대사관에 던졌으나, 범인이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어 박석환 외교통상부 1차관이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