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교육정책] ‘Wee’ 설치학교 학업중단·무단결석 줄었는데도 ‘홀대’

입력 2012-01-08 21:57


위(Wee)프로젝트가 국민교육의식조사에서 지지도 1위에 오른 것은 이 정책이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대표적인 교육복지정책이면서 위기학생 구제에 뚜렷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8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 따르면 일선 학교 학생들의 학업중단율과 무단결석률은 위클래스 설치 유무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났다. 위클래스가 설치된 학교의 2010년 학업중단율은 2008년에 비해 2년 만에 5.6% 줄어들었다. 위클래스가 설치된 학교의 무단결석률은 같은 기간에 7.35% 감소했다. 위클래스가 설치되지 않은 학교의 학업중단율이 같은 기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무단결석률은 오히려 11.94%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과로 평가된다.

위센터를 찾아 상담받은 학생 수는 2009년 7만3598명에서 2010년 31만3214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상담자 유형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물론, 우울증과 ADHD로 인한 학습장애자, 인터넷게임중독자, 음주·흡연 학생 등 다양했다.

그런 위프로젝트가 출범 3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특별교부금 지원을 끊고 지방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위센터와 위클래스를 운영토록 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교과부의 정책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다.

하지만 이주호 장관은 최근 학교폭력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위프로젝트를 챙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위센터를 학교폭력신고센터로 지정하고, 학교폭력상담사 1800명을 일선학교에 배치하는 등 전문상담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폭력상담사 1800명은 교과부가 지난해 한시적으로 채용했다가 연말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월 130만원짜리 인턴상담사들의 채용 기간을 당초 9개월에서 몇 개월 더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 마치 전문상담인력을 학교현장에 새로 투입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 장관은 또 교과부 학교문화과가 위프로젝트와 함께 담당하던 학교폭력업무를 떼어내 별도의 팀에 맡겼다. 그런데 신설된 학교폭력근절대책팀은 학교문화과와 같은 소속(교육복지국)이 아닌 학교지원국으로 배치됐다. 학교폭력이 위프로젝트와 분리될 수 없는 성격이어서 소속 부서가 다르면 업무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교과부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업무분장을 즉흥적으로 단행했다. 학교폭력과 위기학생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과 종합적인 안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권고한 학교상담사법 제정과 상담사의 정규직 전환, 예산 확보 문제 등에 대해서 이 장관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