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버린 조직, 은행… 과장급 이상 간부가 61% 인사적체 심화 등 ‘몸살’

입력 2012-01-08 18:50

은행권이 ‘역피라미드’ 형태 인력구조로 심각한 인사적체에 시달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9월말 현재 은행원 중 행원급인 사원, 대리는 3만8166명이고 과장이상 간부급은 5만9660명으로 전체 일반직원 중 간부가 무려 61%를 차지했다.

10년 전 일반직원(9만583명) 중 과장 이상 간부급이 4만662명으로 4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조직이 고령화와 역피라미드형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고령화 원인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인력 감축을 위해 수년간 신입사원을 뽑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최소화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은행 간 인수합병(M&A) 때 반발을 우려해 조직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소홀히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리 국민 하나 신한 등 4대 은행의 남자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7.6년에 달한다. 남자직원 평균이 부지점장급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제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근속연수가 9.1년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은행이 얼마나 고비용 구조에 빠졌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 적체는 더욱 심화되고 인사권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최근 사측에 공기업 성격에 맞는 대규모 승진 인사를 요구했다. 국민은행 노조 역시 최근 단체협상에서 장기 승진 누락자 100명을 승진시켜 달라고 사측에 요구해 동의를 얻어냈다.

은행권이 지난 연말 명예퇴직 등으로 2000여명을 구조조정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사적체로 노사 간, 사원 간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근본적인 인사적체 해소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