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품으로 번지는 ‘반값 TV’ 경쟁
입력 2012-01-08 22:14
‘반값 TV’ 돌풍이 거세다. 지난해 주로 32인치급에서 출시됐던 저가형 TV가 국내 내수 주력상품인 40인치 이상 대형 TV로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대형마트들이 주도해온 반값 TV 출시 경쟁에 온라인쇼핑몰도 가세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시중 가격보다 최대 45% 싼 42인치 LED TV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2인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의 국내 시판가가 3D(3차원) 기능 유무에 따라 135만원에서 140만∼150만원대까지 팔리고 있다. 이들 가격의 45%대라면 75만∼80만원 선에서 내놓다는 얘기다.
기존 32인치 TV가 최근 급증하는 1인 가구 등의 ‘소핵가족’이나 작은방 등에 TV 1대를 추가로 들이려는 가구를 타깃으로 했다면 40인치는 4인 가족이 대상이다. 특히 40∼42인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수 주력 상품이어서 가전시장 판도에도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반값 TV 전쟁은 지난해 2월 롯데마트가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24인치 컴퓨터 모니터 겸 TV를 29만9000원에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홈플러스는 이에 맞서 중국산 22인치 LED TV를 29만원에 들고 나왔다. 롯데마트는 6월 32인치 LCD TV를 49만9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마트는 같은 가격대의 32인치 TV인 ‘드림뷰’로 반격했다. 이마트는 추가예약을 받아 이 제품을 지난 6일부터 재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32인치 ‘통큰 LED TV’를 내놨고 홈플러스도 32인치 LCD TV를 39만9000원에 판매했다. 올 들어서는 SK플래닛 오픈마켓인 11번가가 37인치 풀HD LED TV를 49만9000원에 내놨다.
반값 TV가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긴장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저가형 TV가 품질이나 기능 면에서 자사 제품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대형마트들이 내놓는 TV는 스마트TV 기능이나 3D 기능이 빠져있다. 해상도 면에서는 풀HD(1980×1080) 정도 돼야 방송국에서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잡아내지만 저가TV들은 해상도가 이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또 LED가 저절전 고효율이기 때문에 LCD 화면보다 LED 화면을 장착한 제품이 더 비싸게 팔린다. 디스플레이 질을 좌우하는 LCD 패널도 저가형 TV는 저사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야각이나 밝기, 명암 등에서 기존 가전제품보다 뒤처진다고 설명한다.
한 소비자는 “대형마트들이 파는 저가형 TV는 전자제품 사이트들의 같은 사양 중소기업 제품들과 비교해보니 10만원 이상 비싸다”며 “품질이나 AS가 더 낫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 관계자는 “기본적 기능만을 탑재하고 가격거품을 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렸더니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TV는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미한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해상도나 AS 등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