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조각 선구자 김종영 추억 속으로… ‘나의 살던 고향, 꽃대궐’展
입력 2012-01-08 18:30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김종영(1915∼1982)은 경남 창원 소답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2005년 등록문화재 제200호로 등록된 그의 생가는 당시 창원에서 가장 큰 기와집이었다.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의 ‘고향의 봄’에 나오는 ‘울긋불긋 꽃대궐’이 바로 그의 집이다.
1926년 마산공립보통학교(현 성하초등학교)에 다니던 열다섯 살의 이원수가 발표한 ‘고향의 봄’은 이듬해 홍난파 작곡의 노래로 태어났다. 이원수가 이 동시를 지을 무렵 선친 밑에서 한학과 서도를 배운 김종영은 36년 일본 도쿄미술학교에서 현대조각을 공부한 뒤 49년 서울대에서 한국 최초의 조각 전공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쳤다.
53년 추상조각 ‘새’와 58년 철 조각 ‘전설’은 한국 현대조각사의 시금석이 됐다.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어떻게 만드느냐’에 치중한 그의 작품 주요 소재는 인물과 산, 식물 등이었다. 동양사상인 ‘불각(不刻)의 미’를 바탕으로 단순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그의 작품세계 원천을 만날 수 있는 ‘나의 살던 고향, 꽃대궐’ 전이 3월 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신관 사미루(四美樓)에서 열린다. 사미루는 김종영 생가의 별채로 문객들이 서화 및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생가 사진 50여점과 영상물, 삼현·삼절 관련 자료 50여점이 전시된다. 또 그의 생가에 보존된 석촌 윤용구의 회화 30점과 선비들이 쓴 현판 15점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본관 불각재에서는 ‘김종영 특별전-곡선’이 열린다. 색깔이 있는 목조각 등 30여점이 전시된다(02-3217-6484).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