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영어로 번역… 외국인들도 쉽게 접한다

입력 2012-01-08 18:40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이 영어로 번역된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올해 5억원의 예산을 확보, 2033년 완역을 목표로 영어권 전문가와 한국학 학자들에게 실록의 영역(英譯)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장장 20년이 넘는 실록의 영어 번역 작업이 끝나면 전체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고,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해 책자로도 펴낼 계획이다.

지난해 기초 자료 조사에 들어간 국사편찬위원회는 2014년까지 조선 전기와 중기, 후기 내용을 하나씩 시험 번역해 문제점 등을 검토한 뒤 본격적인 번역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실록에 등장하는 여진 몽골 일본 등 외국 인명과 지명, 과거제, 중앙관제 등의 용어 발음과 표기를 통일해 번역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중종 시절 궁중 수랏간을 다룬 ‘대장금’이나 세종의 한글창제 과정을 그린 ‘뿌리 깊은 나무’ 등 역사 드라마의 영어 번역에도 크게 기여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팬들에게 조선 왕조의 생생한 역사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걸려도 실록의 표준 영어본을 만들어 놓으면 그 가치와 파급 효과는 측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편년체(연대기순)로 기록한 책으로 1973년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다. 97년에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5300여만자(字)에 이르는 실록의 한글 번역 작업은 68년에 시작돼 93년 413책으로 완간된 바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