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이란 석유 금수’ 갈등… “제재 동참하라” 공개 압박-“계속 수입할 것” 반박

입력 2012-01-06 22:53

미국과 중국이 이란 석유 수입 금지와 관련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란 석유 수입국들에 공개적으로 끊으라고 압박했고, 중국은 수입을 계속하겠다고 맞섰다. 대부분 서방국들과 일본 등은 미국의 수입 금지 조치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이란 위기가 계속되면서 미·중 간 ‘석유 갈등’도 깊어질 전망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이 이란산 원유 의존도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수입을 중단하기 위한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는 이란 정권에 생명줄이 되기 때문에 제재 중요성이 크다”고 직설적으로 강조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또 “다음 단계는 석유 공급량 확대를 위해 공조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해 공급량 확대를 위해 산유국들과 긴밀한 협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이란 석유 제재 조치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은 다각도로 석유 공급량 확대 계획을 검토해왔다. 그는 중국 등에서 제재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필립 하먼드 영국 국방장관도 이란 석유 금수조치 등 강력한 경제적 압박만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조치 동참 요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란 석유를 계속 수입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이란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경제무역 및 에너지 협력을 하고 있다”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어떤 결의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금융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국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이란 석유 22%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이란 석유 수입량을 대폭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그동안 이란 석유 의존도가 높아 금수 제재에 참여하길 꺼려 왔지만, 미국의 압박이 커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 알리 파다비는 21일부터 2월 19일 사이에 호르무즈해협에서 또 훈련을 한다고 6일 밝혔다. 파다비 사령관은 ‘위대한 선지자’로 이름 붙인 이 훈련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