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뺨 근육 악화로 발음 거의 못해… ‘컴퓨터 목소리’ 상실 위기

입력 2012-01-06 19:29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그의 ‘컴퓨터 목소리’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6일 컴퓨터 음성을 조절하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뺨 근육이 최근 악화되면서 어떤 날은 1분에 한 단어밖에 발음 못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호킹 박사의 조수인 주디스 크로즈델은 “그의 말이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며 “(목소리를 살리려면)새로운 기술을 실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가 소리를 내는 과정은 이렇다.

입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뺨 근육이 미세하게 변하면 그의 안경에 설치된 조그만 레이저 센서가 이를 알아챈다. 센서는 연결된 컴퓨터의 스크린에서 단어를 선택한다. 컴퓨터에 내장된 음성합성기를 통해 이 단어들은 소리로 전환된다.

호킹 박사는 지난 25년간 이러한 첨단기술과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특유의 컴퓨터 목소리를 내 왔다. 그가 이 장치를 처음 사용했을 때 1분에 15단어 정도를 발음할 수 있었다.

더 빠른 의사소통 수단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가 몸담고 있는 케임브리지대학 당국은 호킹 박사가 컴퓨터 음성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지난 50여년 동안 루게릭병을 앓아 온 호킹 박사는 1985년에 폐렴 치료 후유증으로 목소리까지 잃었다. 호킹 박사는 70회 생일을 기념해 4일간 열리는 학술대회 일정의 하나로 8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