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자 76%가 우울증… 승부욕 강한 내성적인 성격 많아
입력 2012-01-06 16:52
#군대를 제대하고부터 인터넷 도박에 빠져 살던 이재석(33·가명)씨는 지금까지 잃은 돈만 1억원이 넘는다. 빚진 돈을 벌려고 막노동을 시작했지만 돈이 모이면 다시 도박에 빠져들기 일쑤. 가족으로부터도 15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도박에 모조리 탕진했다. 살 길이 막막해진 이씨는 처음 도박을 시작할 때부터 도박중독을 끊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코 헤어 나올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도박중독은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간다는 점에서 심각한 질병이다. 현재 정신의학에서는 도박중독을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당사자가 아무리 절제를 하려고 해도 저항할 수 없는 충동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반복적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도박의 특징적 증상은 담배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금단현상이다.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은 어느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그만 해야지” 결심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다. 바로 금단증상 때문인데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이 단계가 되면 끊고 싶어도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도박에 쉽게 중독되는 유형이 있다. 주로 승부욕이 강하고 내성적인 성향일수록 도박에 쉽게 빠져든다. 여성들의 경우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낮은 자존감,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박중독자가 많다. 실제 도박중독자 중 76%가 우울장애를 앓고 있다는 통계지표도 있다.
한 번 도박에 빠져들면 스스로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도박중독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관리의 차원이 아니라 질병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치유해야 하는 병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주변 가족과 지인들과의 건전한 공동체를 형성해 취미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각한 중독자의 경우 도박중독예방센터나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장윤형 쿠키건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