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업만큼 病도 ‘천차만별’… 건강한 한 해 위한 직업병 예방·관리법
입력 2012-01-06 16:44
#20대 후반의 직장인 조은정(서울 서초구)씨는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웹 디자이너로 일했던 그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야근과 주말 근무로 오른쪽 손목에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불리는 수근관 증후군이, 허리에는 디스크질환이 생겼기 때문이다. 조씨는 “평소 아픈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일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했다”며 “주변의 직장동료 대다수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광대학교가 1963년부터 2010년까지 통계청 사망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종교인 평균수명 80세, 체육인·작가는 67세로 분석됐다. 이는 하는 일에 따라 건강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직장인들 사이에 자신의 일과 건강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만 하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떤 병을 주의해야 할까. 건강한 2012년을 위해 직업과 역할에 따른 질병에 대해 살펴봤다.
◇사무직 직장인,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목·손목 통증= 사무직은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여러 질환을 겪을 수 있다. 조씨와 같은 손목터널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키보드나 마우스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반복성 긴장성 손상의 일환으로 신경이 압박돼 나타나는 손가락과 손바닥의 이상증세다.
처음에는 손가락과 손바닥의 엄지쪽 반 정도가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데 심하면 물건을 짚기 힘들 정도로 손바닥 전체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업무 중간 중간 가벼운 손목 운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또 항상 허리를 꼿꼿이 해 가슴을 펴는 자세를 유지하고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 온종일 같은 자세… “목과 어깨가 뻣뻣해요”= 하루 10시간 이상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서 책을 보는 수험생은 허리와 목에 통증이 생기기 쉽다. 곧은 자세를 유지하고 뭉친 어깨 근육은 찜질로 풀어주는 것도 좋다. 적당한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탄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는 아침을 꼭 챙겨먹고 단백질과 미네랄 위주의 식생활이 되도록 신경 쓴다. 우유는 단백질 섭취뿐만 아니라 초조한 기분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되는 만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선생님, 목청 높여 가르치느라 성대에 무리= 선생님은 목을 많이 쓰고, 서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여러 직업병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스트레스성 두통, 하지정맥류 등이 있으며 특히 성대 관련 질환이 많다.
선생님에게 흔히 나타나는 성대결절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남용하거나 무리한 발성에 의해 발생하는 성대의 양성점막 질환이다.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교실 환경은 성대결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성대결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2ℓ 정도 충분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성대점막을 촉촉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캔디나 음료수는 장기적으로는 목을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피한다.
◇엄마, 임신·출산 후 잇몸에서 피= 임신, 출산, 모유수유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원인이 돼 많은 여성이 출산 후 치아가 약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윤승환 연세메이트치과 원장은 “치주염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26%가량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잇몸 내 혈관벽이 얇아지는 등 몸의 면역 기능이 약화된다.
윤 원장은 “임신 유지를 위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의 지속적인 호르몬 분비는 구강 내 세균들을 증식시키는 만큼 치은염, 치주염 등 치주질환에 노출되기 쉽다”며 “적은 플라크(치태)로도 잇몸 염증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평소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치과질환은 한 번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강검진이나 자가진단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규봉 쿠키건강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