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접종만 제때 해도 한센병 99.9% 예방”…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입력 2012-01-06 16:54
“나균은 결핵균보다 몇 배는 약한 균입니다. 한센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유전되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생후 가장 먼저 접종하는 BCG(결핵예방백신)만 제때 접종해도 99.9% 예방됩니다.”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사진)은 한센병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 그로 인한 차별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센병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감염되거나 유전되는 병이 아니며 완치 가능한 질환이다. 한센병의 원인인 나균은 결핵과 비슷한 종류의 균으로 치료약도 비슷하다. 한센병은 항나제 복합요법(MDT)으로 주사를 1번 맞고 3개월 동안 약을 복용하면 100% 완치된다. 병이 완치된 환자는 병을 옮길 가능성도 없다. 우리나라는 2010년 6명의 한센병 환자가 새로 등록했다. 이들은 모두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나균이 신경을 침범하면 손과 발이 기형적으로 변한다. 오 의료부장은 나균이 말초신경을 공격하기 때문에 손끝과 발끝의 괴사가 일어나고 시신경을 건드려 시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한다.
아직 한센병의 감염경로는 명확하지 않다. 균 배양을 통해 감염경로를 연구해야 하지만 나균은 빛이 조금만 비쳐도 사멸할 정도로 약하기 때문에 균 배양에 어려움을 겪는다. 주로 면역이 약한 사람이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에 이상이 온 후 한센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는 이유는 나균의 잠복 기간이 3년에서 9년이기 때문이다. 아무 이상 없이 지내다가 손과 발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나균이 몸에 퍼진 뒤다. 최근 해외여행이 잦아지면서 외국에서 나균에 감염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축구와 삼바로 유명한 브라질도 전 인구의 10%가 한센병 환자다.
우리나라는 한센병 유병률이 0%인 국가다. 인구 1만명 당 1명이 걸리면 유병 국가라고 하는데 소록도에 거주하는 573명의 환자와 전국 90여곳의 정착지를 포함해 한센병력자가 1만3000여명일 뿐 현재 대한민국에 한센병 환자는 없다.
오 의료부장은 “생후 처음 접종하는 BCG만 제대로 접종해도 결핵과 한센병이 함께 예방된다”며 “한센병은 심각하고 무서운 병이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