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롱킥 91m 날아 그대로 골인… EPL 에버턴 하워드 진기록
입력 2012-01-05 22:11
100야드(약 91m)짜리 초장거리 필드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미국 국가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의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팀 하워드(35)이다. 하워드는 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2011∼2012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18분 깜짝 득점을 터뜨렸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수비수의 백패스를 받은 하워드는 자기 진영 페널티지역 안에서 길게 공을 차올렸다. 볼은 그라운드에 몰아친 강한 뒷바람을 타고 볼턴 진영 아크 27m 지점에서 한차례 땅을 맞고 높이 튀더니 전진했던 볼턴 골키퍼 애덤 보그단의 키까지 훌쩍 넘겨 빈 골대 안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직접 공격에 가담해 노리고 찬 것이 아니라 전방으로 패스를 이어준다는 것이 골로 연결된 ‘깜짝 득점’이었다.
이 골은 하워드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개인 통산 250번째 경기 만에 기록한 첫 번째 골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골키퍼가 득점한 것은 피터 슈메이첼(2001년) 브래드 프리델(2004년) 폴 로빈슨(2011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2007년 6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버턴으로 이적한 하워드는 경기후 “나도 예전에 비슷한 골을 허용한 적이 있다”며 “보그단의 심정을 알기 때문에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고 상대 골키퍼를 배려했다.
한국대표팀의 주전 수문장 정성룡도 올림픽대표팀으로 뛰면서 2008년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85m 필드골을 넣은 적이 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