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한인 학생들의 ‘특별한 선물’… 은평천사원 아이들이 주인공인 동화책 직접 만들어
입력 2012-01-05 19:19
미국 하버드대 한인 학생 5명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동화책을 가지고 한국 고아원을 방문했다.
‘하버드 대학 고아를 위한 동화(Harvard College Stories For Orphans)’ 소속 한인 학생 2명과 하버드 한인학생회 소속 학생 3명은 5일 서울 구산동 은평천사원에서 청소년 17명에게 동화책을 선물했다. 이 동화는 은평천사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HCSO는 지난해 은평천사원에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밝히고 아이들 몰래 동화책을 제작했다. 은평천사원은 지난해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색깔, 취미, 장래희망 등을 조사한 뒤 이를 추려 HCSO에 전달했고 동아리 학생들은 삽화를 곁들여 개개인의 사연이 담긴 영문 동화책을 만들었다.
동화책 17권을 전달한 하버드 학생들은 그동안 동화책을 만들면서 궁금했던 책의 주인공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았다. 은평천사원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어수업도 했다. 은평천사원을 방문한 하버드 학생들은 모두 한국말과 영어를 사용해 아이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은 없었다. 김모(22·여)씨는 “수의사, 축구선수 등 아이들이 평소에 희망하던 것들을 동화 속에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개별적으로 관심을 받기가 어려운 시설 아이들이 자신이 주인공인 동화책을 통해 정체성과 가치를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깜짝 선물을 받은 은평천사원 아이들은 자신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을 받아들고 모두 신기한 듯 책을 들여다봤다. 동화책에는 용을 물리친 이야기,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주인공은 모두 은평천사원 아이들이었다.
HCSO는 2008년부터 페루, 폴란드, 도미니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등의 고아원을 찾아 직접 만든 동화책을 전달하고 재능기부 형식의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