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암벽 뚫고 나오다… 75종 200여점 그림 3D 화면으로 복원
입력 2012-01-05 21:52
울산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는 1년에 절반 이상 물에 잠겨 있거나, 물에 잠기지 않더라도 심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그림의 윤곽을 눈으로 직접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높이 3m, 너비 10m의 절벽 암반에 새겨진 동물과 사람 등 75종 200여점의 그림이 3차원 입체화면으로 되살아났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4년부터 3차원 스캐너를 활용해 반구대 암각화를 정밀 실측한 뒤 색상 이미지로 재구성한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수록 이미지는 암각화 전체 중 그림이 있는 부분만 가로 600㎜, 세로 660㎜ 단위로 45등분해 본래 크기의 3분의 1로 축소함으로써 치수를 가늠토록 했다. 고래 물개 거북 호랑이 사슴 염소 사냥꾼 어부 그물 등 선사시대 사람들이 그린 각종 그림들이 생생하게 재현됐다.
연구소는 또 3D 스캔 과정에서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암각화 6점을 발견하고 이 보고서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새로 발견된 암각화는 고래 추정 그림 1점, 동물 추정 그림 3점, 사람 추정 그림 1점, 기타 그림 1점이다.
이번 보고서는 반구대 암각화가 해마다 물에 잠겼다가 노출되는 일을 반복하면서 훼손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보존·관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연구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