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한 켤레 훔쳤다고 5년刑이라니… ” 印尼 시민들 ‘샌들시위’

입력 2012-01-05 18:52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샌들시위’로 징역형에 처했던 한 소년을 구했다.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텡카주 팔루의 법원 건물 밖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한 소년의 무죄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헌 샌들을 가져와 법원 앞에 잔뜩 펼쳐 놓고 소년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 시스템에 분개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5월 경찰 세 명이 15세 소년을 끌고 가 흠씬 두들겨 팼다. 소년이 6개월 전 자신들이 묵고 있던 숙소 근처에서 헌 샌들 한 켤레를 훔쳤다는 게 이유였다.

아흐메드 러스디 하라합 경장은 소년이 자신의 샌들을 훔쳤다며 법정으로 끌고 갔다. 그러나 재판정에서 그는 소년이 가지고 있던 샌들은 자신의 것과 브랜드와 크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사라졌지만 재판관은 소년에게 5년형을 선고했다.

시민들은 분노했다. 5년형은 테러리스트나 마약 밀매범, 강간범과 같은 형량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보호기구의 파리드 렘바드는 “우리는 정말 실망했다. 사법부가 재판관을 심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샌들을 가져와 법원 앞에 쌓아두자고 주장했다. 수천 켤레의 샌들이 소년에게 기증됐다.

언론들도 불공정한 재판을 성토했다. 결국 재판관은 이날 소년을 가족의 품에 돌려보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