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아니라는데 안상수? 박희태?… ‘돈봉투’ 장본인은 누구

입력 2012-01-05 18:48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려 한 전직 당 대표는 누구일까.

18대 국회가 시작된 2008년 이후 한나라당은 세 번의 전당대회를 치렀다. 그해 7·3 전당대회에서는 박희태 현 국회의장이 2위인 정몽준 후보를 꺾었다. 시종일관 친이명박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박 의장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하지만 2010년 7·14 전당대회는 전혀 달랐다. ‘강성’ 친이계인 안상수 후보와 비주류 홍준표 후보 사이에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당시 김기춘 선거관리위원장이 출마자들에게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엄중경고 방침을 밝힐 정도였다. 안 후보는 홍 후보가 자신의 병역기피 문제를 제기하자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 당내 상황도 좋지 않아 친이계-친박계 갈등에다 친이계도 쇄신파, 이재오계, 이상득계, 친이직계로 나눠져 혼미 양상이었다. 안 후보는 최종 집계에서 홍 후보와 2.2% 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승리해 당 대표직에 올랐다.

지난해 7·4 전당대회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대표직을 차지했다. 친이계로 분류되지 않았던 홍 후보는 비주류와 친박계의 지원 속에 당선됐다.

홍 전 대표는 일찌감치 ‘돈 봉투를 전달한 후보’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고 의원 스스로가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오른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여러 정황상 박 의장보다는 안 전 대표가 돈 봉투를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당 안팎에서 나돈다. 치열했던 선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고 의원은 내가 당 대표일 때 국제위원장으로 중용했던 사람으로 사이가 아주 좋았다”며 “나는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돈 봉투를 돌려보낸 뒤 당사자가 자신을 싸늘하게 대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의장도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 관계자가 전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