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무너지는 아날로그] 국내 최대 ‘도서 총판’ 부도
입력 2012-01-05 18:46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총판업체인 수송사가 부도를 맞아 출판계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5일 출판계에 따르면 전국에 유통망을 거느린 수송사가 4일 부도 처리됐다.
3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송사는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 어린이 서적과 잡지, 단행본 등을 도매로 유통해온 국내 최대의 총판업체다. 수송사는 그러나 출판시장 불황이 깊어지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다 부도를 맞게 됐다. 부도 어음 규모는 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송사와 거래한 출판사 100여 곳이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대형 출판사는 현금거래가 가능해 총판이 무너지더라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중소 출판사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6월 대형 총판업체인 KG북플러스가 부도를 맞는 등 최근 1년 사이에 출판 도매상 3∼4곳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중소 출판사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KG북플러스의 부도 어음 규모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출판계에 미친 줄도산 피해액은 5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정해운 회장은 “총판이 부실 경영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을 구매하는 독자층이 줄어들면서 출판시장 불황 때문에 부도를 맞는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며 “실효성 있는 독서진흥 운동을 벌이고, 공공도서관의 도서 구입을 확대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