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銀 대출 담보 미술품 경매 통해 매각

입력 2012-01-05 21:56

박수근의 ‘줄넘기하는 아이들’, 중국 장샤오강의 ‘블러드라인 시리즈’, 미국 줄리안 슈나벨의 ‘마더’…. 국내외 유명 화가들이 그린 미술품들이 경매시장에 나온다.

이들 작품은 부실 저축은행이 대출 담보로 잡은 것들로, 예금보험공사 측이 파산배당금(예금액 5000만원 이상 고객들에게 지급할 예금 배당금) 지급을 위해 경매에 내놓는다.

예보 관계자는 5일 “영업 정지된 부산저축은행 계열의 삼화·도민저축은행에서 확보한 박수근과 중국 유명화가 인자오양의 작품 등 91점을 처분하기 위해 경매주간사 선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예보 측은 국내는 물론이고 홍콩 등 해외 경매업체를 상대로 제한경쟁입찰을 할 방침이다.

이들 작품은 부실 저축은행 경영진이 대출 담보로 확보했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들의 장부가는 100억원이나 실제 평가액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응찰은 오는 11일까지며, 기간은 1년이다.

매각 대상 작품은 국내 대표화가 박수근의 ‘줄넘기하는 아이들’ 외에 천리엔칭의 ‘잠긴 도시’, ‘전쟁을 피한 날’, ‘분노의 청년’, ‘여행의 끝’, ‘선로의 여행길’이 있다. 또 중국 아방가르드 대표 화가 장샤오강의 ‘블러드라인 시리즈’, ‘빅패밀리’도 매각 대상이다. 그의 초기작 ‘빅 패밀리 No.1’과 ‘영원한 사랑’은 500호짜리의 경우 각각 100억여원, 110억여원에 경매된 바 있다.

중국 현대미술 2세대 작가인 펑쩡지에의 ‘중국의 포상’, 중국 1세대 작가 양샤오빈의 ‘폭력의 본질’,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인자오양의 ‘블루포이트리’, ‘천안문 시리즈’도 포함됐다. 이 밖에 미국의 신표현주의 화가인 줄리안 슈나벨의 작품 ‘마더’, 재미 원로 작가 임충섭의 ‘랜드스케이프’도 매각 대상이다.

예보 관계자는 “법으로 보장된 원리금 5000만원을 넘게 예금한 고객들의 경우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 자산 등을 처분해서 지급해야 한다”면서 “경매를 통해 마련된 자금도 파산배당금 지급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동 기자 hd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