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환경 지킴은 쓰지 않는 물건 나눔부터”

입력 2012-01-05 16:35


[미션라이프] “우리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원합니다. 국경을 넘어 희망의 씨앗을 전해 주세요.”

구랍 31일 대구 본리동 성당중학교(교장 손태복) 강당. 영하 10도 안팎의 맹추위에도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나르고 포장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구촌 빈곤 국가 아동들을 돕기 위함이다. 대구대학교 에 재학 중인 아프리카 유학생들도 참여했다.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지구촌 빈곤 아동들을 위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랑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이어 “가난의 대물림이 아닌 희망의 대물림을 원한다”면서 “굶주림에 지친 전 세계 아동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도움의 손길을 부탁했다.

글로벌나눔네트워크(총재 강지원)가 대구교육청과 공동으로 주최한 ‘친환경 쓰지 않는 물건(학용품) 모으기 운동’은 지난 두 달 동안 진행됐다. 대구 170여개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 20피트 컨테이너 3대분이 모아졌다.

그동안 각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공문 발송과 홍보 팜플렛 및 박스 제작, 언론사 등을 방문하며 이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이들은 예상 외의 성과 속에 산더미 같이 모아진 물품을 바라보며 아직도 우리 사회가 따뜻한 인정과 사랑이 넘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뜯지 않은 학용품 등 이토록 쓰지 않은 물건들이 많이 나올 줄 몰랐다”며 “그만큼 우리가 잘 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증거”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렇게 모아진 물품들은 이달 중 우간다와 캄보디아 등 아프리카 빈곤 국가로 보내 진다. 특별히 글로벌나눔네트워크 산하 앙스봉사단 회원 30여명은 2월 18∼25일 직접 현지를 방문, 한국인 선교사와 함께 학용품 배달과 자원봉사를 하게 된다. 또 11일 오후2시 대구 봉덕3동 경일여고 내 우봉아트홀에서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운동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게 총재 강지원 변호사의 분석이다.

“학생들은 어려운 이웃들이 지구촌 곳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돕는 일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와 가정 의 분위기가 훈훈하게 바뀌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글로벌나눔네트워크는 각 학교가 년 1회 이상 이 운동을 벌여 지구촌 환경 문제와 자원 고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문제의 근본 해결은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부문화 확산과 나눔운동, 봉사정신을 함양하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것이 이 운동의 기획 취지다.

사무총장 배영주 목사는 “앞으로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 운동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빈곤 국가 아동들과 일대일 결연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체계화된 봉사 교육과 훈련을 통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비록 작은 사업이지만 학생들이 남을 위해 헌신하고 공헌하는 일에 쓰임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기뻐하게 됩니다. 전국에서 펼쳐질 이 운동에 학교와 학생, 학부모, 한국교회와 1200만 성도들의 관심을 호소합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