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 약국 (121)

입력 2012-01-05 15:43

청담동 119번지

나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첨담동으로 출근을 한다. 아동복을 만드는 회사의 신우회 예배 인도를 위해서다.

회사는 청담동 119번지에 있는데, 1시간의 점심시간 중에 30분을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이들이 모여 예배한다. 그렇게 2년여 나눈 글들이 묶여 책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 책의 제목을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다’로 하면 어떻겠냐고 출판사에서 물어왔다. 그래서 ‘사람’보다는 ‘남자와 여자’로 바꾸면 어떨까 말해 주었다. ‘세상의 중심은 남자와 여자다’로 말이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라는 책이 있다. 몸짓 언어의 대가인 앨런 피즈 박사가 쓴 글인데, 2005년에 ‘가야넷’이라는 출판사에서 번역되었다. 거기에 보면, 남자가 여자를 만족 시키자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포옹하고, 칭찬하고, 공감하고, 애무하고, 산책하고, 위로하고, 키스하고, 보호하고, 때론 경배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자가 남자를 만족시키는 방법은 아주 단순해서, 알몸으로 등장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남녀는 서로 다르게 진화를 했다고 한다.

사냥에 길들여진 남자는 공간지각능력이 필요했고, 여자는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져 지도를 볼 줄 모르도록 타고 났다는 것이다. 피즈 박사의 눈엔 세상의 모든 여자는 공간 감각이 형편없는 대신 수다를 많이 떨며, 남자는 어눌하지만 방향 감각이 뛰어나 사냥에 능하다. 피즈의 이론으로 본다면 세상에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있는 것이다. 앨런 피즈의 이론이 보편성을 가진다면, 부부 또는 남녀란 참으로 신기한 관계이며 조합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데려오셨다.”(창 2:21-22)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