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광 전 靑 비서관 저서에서 “MB,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 낙마에 격앙”

입력 2012-01-04 19:25

“정치인들이 자기들은 얼마나 깨끗하다고 시비하느냐. 정치인들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하라.”

지난해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여야 반대로 낙마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한 발언이라고 김연광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이 4일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오늘을 선택하는 사람, 내일을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책에서 “한나라당의 완벽한 기습이었다. 당시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정 후보자의 중도사퇴 건의라는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대통령께 보고한 뒤 당이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으나 결국 거부당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진석 정무수석은 원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정치를 어디서 이 따위로 배웠어’라고 고함칠 정도로 청와대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사퇴한 정 후보자를 따로 만나 위로하겠다는 정 전 수석 보고를 받고 “당신 혼자 인간인 척하지 마라. 마음이 아파도 내가 더 아프다”고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내가 그 사람 왜 지명했는지 아느냐. 그 사람이 한양대 출신이다. 완전 비주류다. 그런 사람이 그 자리에까지 올라가려고 얼마나 자기 관리를 잘했겠느냐. 나하고 가깝다고 감사원장 시키려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김 전 비서관은 전했다. 그는 “대통령한테 일과가 끝나면 관저에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집사람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닌다’고 답하더라. 대통령은 외로운 자리”라고 했다.

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