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학생들에 ‘하면 된다’ 자신감 심어주려 보디빌딩에 도전한 교장 선생님
입력 2012-01-04 19:26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써 노력하기를 쉬지 않는다).’
강원도 평창군의 평창고 임성엄(58) 교장이 지난달 19일 평창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교내 동아리 축제에서 무대에 올라 근육질 몸매를 선보인 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펼쳐 보인 2012년 임진년 새해 인사말이었다.
임 교장은 이어 젊은이의 근육 같은 몸매로 퍼포먼스를 펼친 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펼치는 것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그의 깜짝 출연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는 놀라움과 함께 환호성을 보냈다.
임 교장이 보디빌딩을 시작한 것은 열악한 환경의 산골 학생들이 뿌리 깊은 패배의식을 털어내고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하자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동아리 축제를 앞두고 두 달간 새벽 5시에 일어나 교내 체력단련실에서 2시간 동안 체력 훈련과 식이요법 등 아무도 모르게 홀로 지옥훈련을 했다. 무대 위에 서는 것을 몇 번이나 포기할까 망설였지만 결심을 밀고 나갔다. 그는 4일 “하고 나니까 학생들도 좋아하고, 교육적인 의미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임 교장이 2010년 9월 부임한 이래 평창고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대한민국 좋은 학교’와 전국 기숙형 고교 평가에서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상금 3000만원을 받았다. 수능성적도 매년 향상되고 있다.
임 교장의 더 큰 꿈은 2018년 평창올림픽의 주역과 장차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이끄는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는 것. 그는 “학생들이 건강한 체력과 바른 인성 속에서 학력을 높이고 자기 꿈을 성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평창=정재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