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후배들 의학 교육에 써달라”… 老의사, 숭고한 시신 기증

입력 2012-01-04 19:25

국내 의학계의 큰 별 고(故) 문세광(80) 박사가 우리나라 의학발전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모교인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에 기증했다.

문 박사의 장남인 문장원(55) 가야대 교육대학원장은 지난달 30일 타계한 아버지의 시신을 의학교육용으로 모교에 기증했다고 4일 밝혔다.

문 대학원장은 “자식으로서 아버지의 뜻에 따랐으며 우리나라 의학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아버지에 이어 희수(喜壽)인 어머니께서도 사후 시신 기증을 흔쾌히 약속했다”고 말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석·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문 박사는 우리나라 초창기 병리학자(국내 병리전문의 3호)로 경북대 임상교수, 계명대·영남대·전남대 외래교수를 지내면서 후학양성에 힘써왔다. 특히 대구파티마병원 초대 병리과장으로 1969년 부임해 근무하면서 부족한 각종 진료장비를 부친(문영복)이 근무하던 대구지역 복지시설 ‘애락원’에서 임대해 사용하는 등 환자를 치료하고 보살피는 데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문 박사는 연구 분야에서도 한센병의 병리발전과 간염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임을 규명하는 데 이바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