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불프發 악재에 곤혹… 獨대통령, 비리 폭로 언론사에 압력

입력 2012-01-04 19:15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 타개책과 씨름하고 있는 와중에 독일 대통령과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 부인의부적절한 처신으로 당국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이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지인에게 싼 이자로 50만 유로를 빌린 데 이어 언론사에 불리한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수차례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불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최대 일간 빌트 편집국장에게 전화음성 메시지로 부동산 구입 관련보도를 하면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폭언을 했다는 것. 다른 유력지인 디 벨트도 불프가 지난해 6월 가족에 대한 보도를 막으려고 기자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고 폭로했다.

FT는 불프 대통령에 대한 사퇴요구가 현재로서는 정치권 중진, 언론에 국한되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메르켈 총리와 집권 연정 내의 침묵은 이번 소동이 얼마나 곤혹스러운 것인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스위스에서는 필립 힐데브란트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 부인의 환투기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한창이다. 취리히 지역 일간지 블리크는 힐데브란트 총재 부인 카샤 힐데브란트 여사가 지난해 8월 50만 달러를 매입한 뒤 두 달 뒤 매각해 6만1000 스위스프랑(7500만원)의 환차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SNB가 스위스프랑의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