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 8년간 주무른 조폭… 조직원 회장 당선시켜 매년 5000만원 안팎 상납 받아
입력 2012-01-04 23:25
조직폭력배들이 대학 총학생회를 8년간이나 장악하고 학생회비를 빼돌리거나 상납받아 조직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4일 폭력조직원들을 광양지역 모 대학 총학생회장에 당선시키는 방법 등으로 총학생회를 장악, 학생회비를 상납받아 조직운영자금으로 사용한 혐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단체구성)로 K씨(37·사업) 등 광양시내 폭력조직 속칭 L파 45명과 P파 10명 등 55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장으로 2004년 당선된 K씨는 졸업 후 L파 조직원들을 지원,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조직원들을 총학생회장으로 당선시켰다. 이후 K씨는 학생회장으로부터 매년 5000만원 안팎의 학생회비를 상납받아 지금까지 3억7000만원을 조직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해 왔다.
K씨는 구속된 일당 2명과 함께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후배 조직원들에게 상납을 강요, 매년 1억원이 넘는 학생회비 중 체육회나 MT 등에 쓰고 남은 5000만∼6000만원을 자신이나 가족 통장으로 입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 학생회비 상납 강요에 시달린 일부 총학생회장이 경찰에 이 사실을 제보해 9개월간의 수사로 전모가 밝혀졌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다른 대학 3∼4곳에서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경찰청에 명단을 통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L파 두목 J씨(42) 등 5명을 경쟁 폭력조직 P파와 집단 패싸움 등을 벌인 혐의로 구속했다. J씨는 P파가 자신들의 조직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한다는 이유로 조직원을 동원, 상대 조직원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난투극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양=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