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산장애…‘얼 빠진 농협’

입력 2012-01-04 19:08

농협에서 새해 벽두부터 또다시 전산망 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4일 농협에 따르면 전산망에서 3일 오후 7시24분부터 52분까지 28분간 장애가 발생해 체크카드 결제와 현금인출 서비스, 텔레뱅킹 등 업무가 마비됐다. 지난해 12월 초 이틀간 장애가 발생한 지 불과 1개월 만에 유사한 사고가 또 발생해 고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4월 대규모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를 겪은 이후 계속 크고 작은 장애가 끊이지 않자 고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오는 3월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을 분리하는 구조 개선을 앞둔 농협이 잦은 전산사고를 일으켜 ‘신·경분리’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농협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중은행보다 전산망이 커서 사고가 일어날 개연성도 높다”고 해명하며 잇따른 사고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등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충분한 사전 점검이나 시스템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일어난 전산 사고의 원인이 제각각이지만 내부통제가 소홀한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시스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