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가계대출 수요 느는데 리스크 관리 강화하는 은행

입력 2012-01-04 19:08

중소기업과 가계가 올 들어 자금수급에 적잖은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2011년 4분기 및 20112년 1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체로 신중 기조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23일까지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국내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로 전분기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4분기 -4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고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대기업에 비해 더 소극적이다.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오른 반면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9에서 0으로,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0에서 -3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대출수요 측면에서 보면 중소기업과 가계 모두 증가세가 전망된다. 중소기업은 경기 둔화에 따른 영업활동 위축으로 현금 확보가 쉽지 않아 운전자금의 선 확보 차원에서 대출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계 역시 경기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대책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가계채무 상황능력 약화를 우려해 은행들의 가계대출 억제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들은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 3에서 올 1분기 6으로 중소기업은 13에서 28, 가계는 6에서 13으로 모두 높아졌다. 대·중소기업 및 가계에 대한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 9에서 19로 늘어 2009년 4분기 2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용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