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전력 비상… 순간수요 사상최고
입력 2012-01-04 19:00
강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4일 오전 역대 최고의 전력수요(전력피크)를 기록했다.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순간 최대전력수요는 오전 9시54분 7352만㎾까지 올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때 예비전력과 전력예비율은 각각 523만㎾, 7.1%까지 하락했다. 역대 순간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 1월 17일 오전 11시9분 기록된 7331만㎾였다.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의 한 시간 평균치는 7287만㎾였다. 예비전력은 610만㎾, 전력예비율은 8.3%였다. 지난해 1월 17일 낮 12시 찍은 역대 최고 1시간 평균치인 7314만㎾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당국은 대체로 예비전력 400만㎾를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완충’ 범위로 본다. 따라서 이날 예비전력을 보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지만 전력당국은 바짝 긴장했다. 지난해 9월 전력대란 당시 방심하다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전력당국은 전력수요가 최고치에 이르자 오전 10시부터 보령 가스터빈 5호기를 가동시켜 공급능력을 21만㎾ 늘렸다. 7.1%까지 떨어졌던 전력예비율을 8%대로 회복시켰다.
지경부 관계자는 “과거 동계 최대전력수요는 오전 10∼12시, 오후 5∼7시 사이에 각각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피크시간대에 절전을 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시간에 최대수요가 발생하기도 한다”면 “요즘처럼 강추위가 계속되면 언제 비상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전력수요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수급에 심상찮은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는 공무원들을 정시 퇴근시키기로 하는 등 겨울철 절전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재정부 전 직원은 정시에 퇴근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앞으로 2주간 정시 퇴근을 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들에게 “전력 피크시간대가 오후 5∼7시인 만큼 불필요한 야근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국제 유가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폭등하고, 우리나라 전력 사정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모든 중앙 공무원의 정시 퇴근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