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토박이들은 무슨 음식을 먹었나… KBS ‘한국인의 밥상’

입력 2012-01-04 18:35


한국인의 밥상-서울 토박이 밥상(KBS 1TV·오후 7시30분)

논도, 밭도, 바다도 없는 서울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최상품이 이곳으로 모여 들기에 먹거리는 늘 풍요롭다. 국내 식자재뿐 아니라 화학조미료와 서구 음식들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도 서울이다. 이 때문에 사대문 안 서울 토박이들의 밥상은 타지에서 밀려들어 온 것에 빠르게 묻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지게 됐다.

이번 방송은 서울 음식의 특징을 살펴보고 집안 대대로 사대문 안에 살았던 서울 토박이들의 부엌 속에 남아 있는 밥상을 살펴본다. 4대에 걸쳐 40여명의 대가족이 살았던 종로구 오현집에서 태어나 자란 요리연구가 김숙년씨는 서울 음식은 탕국문화가 중심이라고 말한다. 멸치육수를 쓰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서울에선 양지머리로 만들어낸 육수가 기본이었다고 소개한다.

제작진은 대표적인 서울 음식의 하나로 설렁탕을 꼽았다. 설렁탕은 집에서 먹기보다는 시장이나 식당에서 먹던 음식이다. 6·25전쟁 이후 가족 생계를 위해 가게를 차리고 설렁탕을 끓여냈던 차의전씨는 진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선 소 한마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차씨 아들이 물려받아 어머니의 손맛을 되살려 진한 육수의 설렁탕을 끓여내고 있다.

가정집 식탁의 탕은 어땠는지 최복순씨와 이병익씨 집을 찾는다. 시집 와서 시할아버지께 명심보감을 배워야 했던 최씨는 명절 때 즐겨먹었던 족편부터 겨울에 간장으로 담았던 장김치, 그리고 양지머리로 육수를 낸 뭇국을 기억했다. 돈의동에서 출생한 이씨는 서울 사람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음식으로 무불고기와 양지머리 육수로 끓인 육개장, 어란찌개를 들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