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 생태위기 주요테마 채택 가능성 높다
입력 2012-01-04 17:41
[미션라이프]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위기’ 문제가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유럽교회가 기후정의와 창조세계 보전을 주요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다 부산총회의 주제가 마침 ‘생명 정의 평화’여서 ‘생명’ 부분에서 생태위기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교회, 생태문제에 큰 관심=사실 WCC의 주도권은 유럽교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CC 운영경비의 70%는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교회가 내고 20%가량을 미국교회가 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WCC 총회 주제는 서구교회와 제3세계 교회의 현실에 맞게 선정해 왔다.
서구교회는 현재 생태위기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아래 교회도 그 대응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울라프 트뵈이트 WCC 총무는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이 회의가 국제 사회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하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WCC가 지난해 9월 ‘기후변화와 인권의 상관관계’ 회의에서 “기후변화가 열악한 인권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으며,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사항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캐나다교회협의회와 남인도교회가 지난해 10월 각각 회의를 갖고 “생태정의를 위하는 일이 바로 교회의 선교”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박성원 WCC 중앙위원은 “WCC가 1998년 하라레 총회에서 ‘폭력극복을 위한 10년(DOV)’ 프로그램을 주창했듯 부산총회에선 ‘생태정의(Eco-justice)를 위한 10년 운동’을 제안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 중앙위원은 “부산총회 주제 중 ‘평화’ 문제는 중국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나오고, ‘정의’ 문제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제기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환경 문제는 전 지구적 이슈이기 때문에 결국 생태정의 문제가 부산총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교회 생태신학 아직 걸음마 단계=하지만 생태위기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관심도는 낮은 편이다. 예장 통합이 ‘생명살리기 10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가 운영하는 것 외에는 생태신학 연구와 창조질서 보존 활동의 인식이 낮다. 그나마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이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1990년 서울에서 기후정의와 창조세계의 보전을 주제로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JPIC)’ 대회를 치렀지만 전국교회로 확산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양재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은 “환경·생태문제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창조신앙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기독교인에겐 신앙고백과 같은 문제”라면서 “과거 기독교가 공해문제연구소 등을 통해 신앙적 관점에서 공해문제를 시대적 과제로 풀어냈지만 지금은 일반 사회의 수준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빈약한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양 사무총장은 “WCC 부산총회에선 인류 생존권이 달린 절체절명의 문제를 풀기 위해 에너지 절약, 원자력 문제, 지속가능한 발전시스템 등 세계교회가 공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칙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총회의 주요 안건은 오는 7월 APC(Assembly Planning Committee) 회의를 거친 뒤 9월 그리스에서 열리는 WCC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