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가격 폭락했는데 쇠고기값 왜 안떨어질까… ‘成牛’값 큰 변화 없고 여러단계 유통 문제
입력 2012-01-04 18:50
송아지(육우) 한 마리 가격이 삼겹살 1인분 가격과 비슷한 1만원까지 폭락해 소를 굶겨 죽이는 일까지 벌어지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혼란이 일고 있다. 시중의 쇠고기 가격은 왜 그대로인지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쇠고기값이 비싸니 송아지를 1만원에 사서 요리를 해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4일 이마트에서 한우 1등급 등심 100g은 5800원, 국거리(앞다리, 설도 등)는 3800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7, 8월에도 1등급 등심은 5500원에 팔았고 이후에는 줄곧 5800원에 팔고 있다. 국거리는 지난해 7월 2500원이었는데 오히려 올랐다. 롯데마트에서도 등심 가격은 5800원, 국거리는 2800원이다. 농협유통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도 한우 1등급 등심 가격이 지난해 8∼12월 6480원에서 6980원 사이를 오가는 등 좀처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가 체감하는 쇠고기 가격이 별 변화가 없는 것은 쇠고기 가격이 송아지가 아닌 성우(成牛) 시세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의 중간 유통상을 거치는 것도 쇠고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음식점들은 산지 가격이 하락해도 부재료나 인건비 등을 내세워 한우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
시중에서 쇠고기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일부 소비자들은 송아지를 1만원에 사면 많은 양의 고기를 얻을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르면 도축장이 아닌 곳에서 몰래 도축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송아지를 도축할 경우 경제성이 없어 송아지 도축 및 유통망도 형성돼 있지 않다. 기르던 소가 죽었을 경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돼 있다. 기르던 송아지가 죽었다고 해서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없다는 얘기다.
가축시장 관계자는 “요즘 육우 송아지가 1만원에 매물이 나오지만 사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