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격랑] 미국 vs 중국… 중국 “美항모 겨냥 DF-21D 시험발사”

입력 2012-01-04 18:56

미국과 중국이 새해 들어서도 서태평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행보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서태평양의 미국 항공모함을 겨냥한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시험 발사할 태세이고 미국은 이 해역 전력 증강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이 시험 발사를 코앞에 둔 ‘DF-21D’(사진) 대함탄도미사일은 지난 수년에 걸쳐 개발했으나 아직 한 차례도 시험 발사를 해 본 적이 없다. DF-21D는 중거리 대함탄도미사일로 군함을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무엇보다도 미국 항모를 목표물로 삼고 있다.

중국이 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서태평양에서 중요한 군사적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 사이트 환구망이 4일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 2007년, 2010년, 2011년 세 번이나 1월 11일에 중요한 신형 무기를 국제적으로 선보인 점을 들어 오는 11일 DF-21D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인들은 1월 11일, 즉 ‘1’이 세 개 겹치는 ‘1-1-1’을 행운의 숫자라고 생각해 이날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2007년 1월 11일 가장 기초적인 대위성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과녁을 명중시켰다.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의 우주 개발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과시했다. 2010년 1월 11일에는 또 다른 모델의 대위성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중국은 뒤이어 지난해 1월 11일 처음으로 J-20 스텔스전투기를 공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주 중 미국의 역할과 임무, 해외전력 대응태세 등을 담은 국방부의 전략 검토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략 검토 결과를 반영한 미 행정부의 공식 예산안은 다음 달 공개된다.

패네타 장관은 태평양지역 주둔전력의 증강방안에 대해서도 개략적인 윤곽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2010년 2월 공개한 ‘4개년 국방검토 보고서’에서 태평양 전력 강화방안과 관련해 해·공군이 협력해 새로운 공중·해상 전투개념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는 등 우선 사업의 수정을 시사한 바 있다.

해당 계획은 해·공군 전력을 통합해 장거리 타격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국방부는 이를 위해 차세대 폭격기와 신형 크루즈 미사일, 항모 발진 무인기 등을 채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또 무인 잠수함 개발예산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방부는 미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해군과 공군이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호주 방문 당시 미국의 국방예산 감축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희생하는 형태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