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격랑] “원유 공급로 끊길라” 국제유가 급등

입력 2012-01-04 18:56


국제유가가 올해 첫 개장일인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와 경제지표 호전 등의 영향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4.13달러(4.2%) 오른 배럴당 102.9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란과 서방국가들 간의 긴장은 새해 들어서도 이어져 원유 공급로가 막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란은 1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국제수역에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2일에도 장거리 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경기 개선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지난해 12월 53.9를 기록, 전월의 52.7보다 높았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53.2도 웃도는 것으로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의 현재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도 예상보다 높은 50.3을 기록해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다.

금값도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내년 2월물은 전날보다 2.2% 오른 온스당 1600.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기 호전으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달러화는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