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박 자발적 희생론’ 급부상… 주성영 “TK 물갈이설 섭섭하지만 그게 민심이자 국민 상식”
입력 2012-01-04 21:50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가 포문을 연 인적 쇄신론이 친이명박계 퇴진, 영남과 강남 물갈이 등으로 일파만파를 일으키더니 이번엔 ‘친박근혜계 TK(대구·경북)의 자발적 희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친박계 초선인 손범규(고양 덕양갑) 의원은 4일 MBN TV ‘뉴스광장’에 출연해 “친박계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박의 희생에 터 잡아 당 전체가 개혁된다면 친박계는 얼마든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입장”이라며 “(친박계의 추가 불출마 선언이) 상당부분 진행될 거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 중 현기환(부산 사하갑) 의원과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은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친박계 주성영(대구동갑) 의원도 “‘TK 물갈이설’이 섭섭하긴 하지만 그게 민심이자 국민의 상식”이라며 “나를 포함해 모든 의원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5개월간 대구에 있어보니 시민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은 조금 특별하다”면서 “비대위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친박계인 3선의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도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고 이 지역 한 중진의원은 “(물갈이) 방향이 맞다”고 했다.
매일신문과 대구KBS가 최근 실시한 대구지역 여론조사에서 12개 지역구 유권자의 53.7∼77.5%가 현역 교체를 원하는 만큼 이 지역 의원들의 자발적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박 위원장의 달성 불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그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상돈 비대위원은 “대구의 현역의원들은 다 갈아달라는 게 민심”이라며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으니 (해당 의원들이) 명예롭게 매듭지어야 한다”고 자발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위원의 ‘TK 자발적 사퇴 유도’ 발언은 친이계 및 당 중진들의 퇴진과 서울 강남을 위시한 수도권 물갈이를 위한 압박용 포석이다. 이 위원은 “TK는 한나라당 전체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TK 자민련’이란 말을 들으면 총선이나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권이 한나라당을 안 뽑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상득 의원은 불출마 선언했지만 이재오·안상수·홍준표 의원을 그대로 다 공천하고 어떻게 국민한테 쇄신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한나라당 대실패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결단을) 해줘야 한다”고 거듭 용퇴론을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