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어르신들 ‘작지만 큰 기부’… 폐지 팔아, 거스름돈 모아, 이웃돕기 성금 잇달아
입력 2012-01-03 19:34
서울 송파구에 사는 어르신들이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이웃을 위한 ‘작지만 큰 기부’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3일 송파구에 따르면 오금동 백토경로당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폐지를 모은 돈 22만4000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는 등 5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정달구(68) 할아버지는 파지를 팔아 매일 1700원씩 365일간 모은 62만500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유순례(84) 할머니는 평소 시장을 다녀온 뒤 남은 거스름돈과 용돈을 모아 30만25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주민센터에 맡겼다.
오금동의 80대 부부는 2년 전부터 파지를 주워 소년소녀가정 2가구를 돕고 있다. 노부부는 “처음엔 피하던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가까워져서 친손자처럼 이쁘다”고 말했다.
송파구에는 두 차례 구청을 방문해 남몰래 100만원이 든 봉투를 두고 가는 등 어르신의 기부 행렬이 이어져 이번 겨울 성금이 지난겨울보다 1000만원 더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시민과 단체의 기부도 잇따랐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창주(39)씨는 주민들의 안경을 무료로 수리해주고 수고비를 성금함에 모아 35만4150원을 기탁했다. 방이2동 청소년봉사아카데미는 ‘사랑의 환경수세미’ 판매수익금 42만5000원을 독신자숙소 거주자들에게 전했다.
4년째 1억원 상당의 유아복을 기증하는 유아복제조업체 YON의 이병한 대표는 올해도 1억4000만원 상당의 옷 1만여점을 기탁했다. 풍납동새마을금고는 ‘1+1 사랑의 동전모금’을 통해 2000만원을 내놓았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많은 어르신과 주민들이 기꺼이 기부에 동참해 이번 겨울이 더욱 따뜻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