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평창 고속철 계획 발표한 적 없다는 정부
입력 2012-01-03 18:45
정부가 인천공항∼평창 구간 고속철도(KTX) 건설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존 철로를 정비하고 일부 노선을 신설해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3일 “국토부에서 인천공항∼평창 구간 고속철도 건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며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가 유치 당시 고속철 건설을 약속했지만 이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치위 약속대로 인천공항∼평창구간에 새 고속철도 노선을 깔려면 예산이 10조원이 필요하지만 비용과 수요를 따져볼 때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속철 대신 인천공항철도·경의선·중앙선 등 기존선과 201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원주∼강릉 철도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인천공항∼평창이 93분 또는 107분 걸린다. 정부는 평창 고속철도 백지화 사실을 평창올림픽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협의해 교통대책 내용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유치위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약속을 정부가 뒤집는 것이어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다른 국제대회 유치 때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토부는 평창 고속철 건설계획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유치위가 공식적으로 세계에 발표하고, 국내외 언론들도 인천공항∼평창 고속철도가 건설되는 것으로 보도할 때 전혀 대응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발뺌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데 반해 올림픽 이후 수요가 떨어져 지속적으로 적자를 초래할 게 뻔하다면 지금 비난을 받더라도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게 나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