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재판 따로 소통 따로 인식 버려라”

입력 2012-01-03 18:42


양승태(사진) 대법원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카새끼 짬뽕’ ‘가카 빅엿’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판사들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취임 100일을 맞은 양 대법원장은 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SNS를 통해 의견을 낸 판사들과도 면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가 되면 누구와도 만나겠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격식 없이 법관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시무식사에서 법관들에게 ‘시류에 휩쓸리지 말라’고 당부한 데 대해 “한때 흘러가는 유행병 같은 흐름에 휩쓸리지 말라는 원론적인 의미”라며 “(시류가 SNS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장이 SNS 발언의 적절성에 대해 명시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 판사들이 각자 알아서 판단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양 대법원장은 ‘재판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법관들에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재판 따로, 소통 따로라는 생각을 버리고 각자 업무에 소통이 녹아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 등이 사법부 내 자유무역협정(FTA) 연구를 건의한 데 대해서는 “FTA를 반대하는 시각은 아닌 것 같다. 잘 모르니까 연구해보자는 취지”라며 “그런 장은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정했다고 밝혔다. 법관이 재판을 받는 입장이라면 당사자들이 어떤 모습의 법관을 원할 것인지 생각하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가다듬을 때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김재중 기자